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 29일 장흥군 용산면 덕암마을 30포구 일원에서 마을 주민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천 주변 잡초를 제거하는 등 울력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내가 어렸을 때도 마을에 도로가 망가지거나 장마로 둑이 무너지면 마을 사람을 동원하여 도로를 정비하고 둑을 재건하는 울력이라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울력은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하는 일을 말하며, 마을 공동체에서 노동이 필요할 때, 보수를 받지 않고 하는 일로, 마을 사람은 누구나 참여해야 했다. 특히 울력은 농번기 때, 서로 일손을 도와주면서 노동력의 대가를 인정받는 품앗이와 달리,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큰일을 추진할 때, 무보수지만 의무성을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울력이 주로 마을의 둑 쌓기, 보 만들기, 다리 보수 등 개천과 관계되는 일에 많이 동원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울력하면 왠지 천(川)과 관계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부는 오늘(11월 1일)부터 우리나라가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와의 싸움을 마치고,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이한다고 밝혔다. 위드코로나는 코로나를 사회적으로 중대한 질병으로 취급하기 보다는 감기와 같은 일상적인 질병으로 여기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오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 25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자칭 흙수저라고 주장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1980년대에 20대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금수저에 올랐다”고 말했다. 금수저는 부모의 재력과 지위가 좋아 경제적 사회적 풍족함을 누리는 자고, 반대로 흙수저는 부모의 재력과 지위가 좋지 않아 경제적 사회적 풍족함을 누리지 못하는 자를 말한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분명 부모의 재력이나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윤석열 후보는 부모 대신 공무원임용시험을 적용하여, 5급에 합격한 자는 금수저 공무원이고, 9급에 합격한 자는 흙수저 공무원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나는 윤석열 대선후보의 발언을 놓고,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그러면 9급부터 시작하는 공무원은 흙수저라는 말이냐”라고 공격할 즐 알았는데, 그런 뉴스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어제(26일)는‘새로운물결’ 발기인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5급 행정고시를 폐지하겠다.”는 대선 1호 공약을 발표했다. 행정고시 합격만으로 보장되는 금수저 5급공무원을 뽑지 않고, 경력직과 내부승진으로 충원하겠다는 게 주요 요지다. 윤석열 대선후보나 김동연 대선후보는 금수저가 단지 부모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주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에 4800MW급 LNG발전소 프로젝트를 지난 7년 동안 추진해온 H기업의 L회장을 만났다. 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북부 수마트라 숙원사업인 LNG발전소 프로젝트를 한국의 중견기업이 수주했다는 점에서도 감동을 받았지만, L회장의 나라사랑 스토리에서도 큰 감동을 받았다. H기업은 내년 1월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에서 인도네시아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정부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착공식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1개월 전 H기업의 L회장은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 주정부 주지사로부터 착공식 한 달 전에 들어와 행사를 점검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갑자기 깊은 고민에 잠기고 말았다. L회장은 본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내 모 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구국운동이 대선정국을 앞둔 대한민국 정치사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L회장은 2주 전 북부 수마트라 주정부에 착공식 연기를 통보했고, 이에 당황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까지 동원하여 L회장에게 내년 1월 착공식을 예정대로 진행해달라고 사정했다. 그러나 L회장은 조코 위도도 대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주 포항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는 KTX안에서 30여 년 동안 전주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옛날 추억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친구는 5세부터 할아버지로부터 한문과 서예를 배웠고, 학창시절 내내 서예에 몰두하더니 20대에는 큰 대회에서 대상을 여러 번 수상했으며, 대학 졸업 후에 전주에서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서예에만 몰두해온 친구다.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일반 사람과 생각의 방향이 다르고, 행동의 방향도 달라서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KTX안에서 친구와 나눴던 세상 돌아가는 대화 역시 친구와 내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아직도 과거에 멈춰 있는 친구라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KTX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귀가하던 도중, 나는 친구로부터 “KTX를 타면 앞으로 가지만, 전철을 타면 옆으로 가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친구와 내가 다른 것은 구식과 신식의 차이가 아니라, 방향성의 차이였던 것이었다. 나는 친구 문자를 보고, 전철이 없는 전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앞으로 가지만, 수도권에서 대중교통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느 해건 평년에는 1월과 10월의 달력이 같기에, 2021년 달력도 1월과 10월의 달력이 요일과 날짜까지 그 배열이 똑같다. 1월, 1~2월, 1~3월,1~4월, 1~5월, 1~6월, 1~7월, 1~8월 각각의 합인 31일, 59일, 90일, 120일, 151일, 181일, 212일, 243일은 7로 나누었을 때 떨어지지 않지만, 1~9월의 합인 273일은 7로 나누었을 때 딱 떨어지기 때문에, 1월 1일과 10월 1일은 요일이 같고, 1월과 10월은 큰 달로 둘 다 31일까지 있기 때문에 1월과 10월 달력은 똑같다, 1월과 10월은 달력이 똑같을 뿐만 아니라, 1월은 1/4분기 첫 달이고, 10월은 4/4분기의 첫 달로, 분기의 첫 달인 것도 같다. 그러나 1월은 한 해의 첫 분기의 첫 달로, 분기와 달이 둘 다 시작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10월은 한 해의 마지막 분기의 첫 달로, 분기는 마지막의 의미를, 달은 시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10월이 더 의미 있는 이유가 바로 한 해의 마지막 분기에서 시작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은 국경일과 법정기념일이 아래와 같이 15일이나 되는 달로, 3-4개에 불과한 다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아침 차를 타고 수도권 외곽을 달리면서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녘을 볼 수 있었다. 나는 20년 전, 모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 ‘옐로우 카드’에서 “노랗게 물든 가을 황금들녘이 정부와 사회와 국민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매해 가을 들녘을 볼 때마다 옐로우 카드를 연상해왔다. 그래서 어제 가을 황금들녘이 우리나라에 주는 경고의 메시지도 생각해봤다. 나는 “대선정국으로 인해 불거진 굵직한 사건들을 제대로 매듭 짓지 않고, 정쟁으로 대충 넘긴다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황금들녘이 주는 경고의 메시지를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이 진영논리에 의해 한쪽으로 치우쳐 편향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특히 대선후보들의 공약이나 경선 토론회에서 주장하는 정책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면, 역시 우리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메시지로도 들렸다. 어제 오후 돌아오면서 차를 잠깐 세우고 아침에 지났던 가을 들녘을 자세히 봤더니, 탐스러운 낟알을 노리는 참새 떼를 쫓아내기 위해 나무, 짚, 옷가지 등으로 만든 농부 모습의 허수아비도 여기저기 서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허수아비가 거리를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만약, 정원이 100명인 모 대학의 학과에서 과대표를 뽑을 때,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들이 2차 결선투표를 하기로 하되, ‘소급적 무효’ 논리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하자, *소급적 무효 : 민법 제741조로, 취소권이 행사되면 아직 이행하지 않은 의무에 대해서는 이행할 필요가 없고, 이미 이행하였다면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한다. 그런데, 명수와 미자와 연호가 과대표 후보로 나와, 1차 투표에서 명수가 45표, 미자가 12표, 연호가 43표 나왔을 경우, 미자가 후보 사퇴를 하지 않으면 명수와 연호가 2차 결선투표를 해야 하지만, 미자가 후보 사퇴를 한다면 미자가 1차 투표에서 얻은 표는 무효가 되어, 명수는 2차 결선투표 없이 과대표가 된다. 미자가 후보 사퇴함으로 총투표수는 미자가 얻은 12표를 제외한 88표이고, 결국 명수는 51.1%를, 연호는 48.9%를 득표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미자가 후보 사퇴를 하지 않고, 2차 결선투표에서 연호를 지지했다면 연호가 과대표에 당선되었을 것이다. 물론 소급적 무효 논리가 적용되지 않아도 1차 투표에서 떨어진 후보가 누구를 지지하냐에 따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정부가 최근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집단대출까지 규제하면서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기존의 집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고, 집단대출은 신규분양, 재건축 및 재개발 과정에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으로 이루어지는 대출을 말한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을 강하게 규제하는 이유가 이미 오를대로 올라 있는 집 값이 더 이상 못오르게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대출규제 조치는 아파트 값을 잡기 위함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준 3억에서 5억 오른 금액이 거품이기 때문에, 그 거품이 사라질 것을 대비하여 취한 규제다.”고 솔직히 밝혔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그럴려면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대한 실정 아니면 변명이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으로 위험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집 값이 대출금 아래로 떨어지면 미국과 같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져,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집 값이 오른 만큼 추가 대출을 받고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검찰은 어제(29일) 화천대유 사무실과 관계사인 천화동인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고,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도 어제(29일) "국민의힘 대표는 봉고파직을, 원내대표는 남극에 있는 섬에 위리안치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봉고파직, 위리안치 요즘 회사 이름에 전례 없이 사자성어가 등장하고, 정치적인 공세에도 사자성어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사자성어가 대한민국 에 아직도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는 구태 언어로 전락한 사자성어가 다시 부활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주로 옛날에 있었던 중국 고사(故事)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사성어(故事成語) 중 네 자로 이루어진 관용어로 교훈이나 유래를 담고 있다. 여기서 고사성어는 중국 옛날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자성어는 네 글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엄밀히 구분하면 고사성어와 사자성어는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자성어가 고사성어의 범주 안에 있어 중국 고사의 배경이나 유래를모르고 단어 자체만으로 사자성어를 이해한다는것은 여간 쉽지가 않다. 나는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화천대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오늘(27일) 아침 언론 매체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하루 평균 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고, 어젯밤 9시까지 집계가 2,339명으로, 오늘도 2,6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누적 확진자도 이미 30만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니, 확진자 수가 9월 23일 2,434명, 9월 24일 3,271명, 9월 25일 2,770명, 9월 26일 2,383명으로 집계되어 있었다. 질병관리청이나 언론 매체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하루 통계와 누적 통계로만 발표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국민도 대부분 하루 통계에만 익숙해 있는 것 같다. 나도 최근 주변에서 “오늘도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었대”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질병관리청이나 언론 매체가 다음과 같이 보도하면 어떨까? “지난 주중에는 신종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평균 5,000명대를 넘더니, 주말을 기점으로 이틀 평균 6,000명대를 돌파하고 있어, 정부가 비상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우리는 위 보도에서 하루 단위 통계보다 이틀 단위 통계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심각성을 훨씬 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