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정부가 최근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집단대출까지 규제하면서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기존의 집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고, 집단대출은 신규분양, 재건축 및 재개발 과정에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으로 이루어지는 대출을 말한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을 강하게 규제하는 이유가 이미 오를대로 올라 있는 집 값이 더 이상 못오르게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대출규제 조치는 아파트 값을 잡기 위함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준 3억에서 5억 오른 금액이 거품이기 때문에, 그 거품이 사라질 것을 대비하여 취한 규제다.”고 솔직히 밝혔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그럴려면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대한 실정 아니면 변명이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으로 위험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집 값이 대출금 아래로 떨어지면 미국과 같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져,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집 값이 오른 만큼 추가 대출을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어 불만이고, 실수요자는 일생의 꿈인 내 집 마련을 위한 꿈이 더 어려워져 불만이니, 정부로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그래도 부동산버블사태로 잃어버린 30년을 보내야 했던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현 정부가 다음 정부에서 집 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그 기틀을 마련해놓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현 시점에서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단순히 집 값을 잡기 위한 정책이어서는 안 되고, 거품이 빠졌을 때를 대비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어제(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대출규제 관련 국민청원이 29건 올라왔다고 하는데, 우리 국민도 부동산정책에 대해 근시안적으로 보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생애 최초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청원은 이해하지만, 그 외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청원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한 필요한 금액 이상으로 대출을 받아 '빚투'하는 가수요를 막겠다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현 정부 들어 집 값이 거의 오르지 않은 비수도권의 대출규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부동산버블사태를 교훈삼아 미리 대출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미국발 금융위기를 모면했던 일본의 지혜를 우리 정부가 벤칭마킹해야 할 시점 같다.
현 정권에서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이 다음 정권에서 다 빠지더라도 최소한 일본처럼 국가적인 위기까지는 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핑계로 다시 대출규제를 푸는 일은 없어야 한다.
늦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부터 주택 관련 대출규제를 더 강화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단상]
오늘도 멋진 하루로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