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잣대를 비판적으로 일컫는 신조어다. 즉, 남은 비난하지만,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을 가리켜 내로남불이라고 한다. 내로남불은 1990년대 신한국당 박희태 의원이 공적인 자리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정치권에서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비판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2020년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바꾼 신조어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를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 아시타비를 추천한 교수들은 그 사유로 조국 사태, 윤석열-추미애 갈등, 코로나19 확산에서 드러나는 문재인 정권의 이중잣대를 들었다. 그제(7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법사위 소속 민주당 박성준 의원을 기재위로 맞바꿔 사보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12명, 국민의힘 6명으로 구성된 법사위가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6명, 무소속 1명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법사위에서 법안을 심사할 때, 여야 3명씩 동수로 안건조정위(6명)가 구성되어 있어, 민주당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 격포해수욕장에 다녀와서 쓴 소설입니다. 지금 읽어보니, 내용이 촌스럽고, 작품성도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40년 전 학창시절에 창작한 작품이기에 소중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꽤 길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이용해서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꼽추 지은이 김 삼 기 1982년 여름 따르릉... 이건 분명코 환청이었다. 한 생명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등이 보기 흉한 굴곡의 꼽추였다. 어둠이 자욱한 새벽 3시 30분, 그는 마치 유령의 옷이라도 입은 듯 무겁고 엄숙한 그의 육신을 어느 해변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렇다. 그는 지금 아주 불안한 자신의 운명 앞에 도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 꼽추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무슨 이유라도 있단 말인가. 꼽추는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다. 물론 그의 발걸음은 한발 한발에서도 의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만큼 무겁게 움직이고 있었다. 해변의 정적이 그를 맞아주는 듯 조용했다. 꼽추는 태어날 때부터 비운의 몸으로 태어났다. 그런 까닭에 가족들은 꼽추를 불쌍히 여겨 잘 보살펴 주었다. 특히 어머니는 지극한 정성으로 그의 손발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5년 전 2017년 4월 1일(토), 북한산 등반을 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이른 아침 도봉산역에 도착했다. 당시 산악회 총무는 참가 회원 22명에게 쪽지를 나눠주면서 각자 이름을 적으라고 했다. 그리고 이름이 적힌 쪽지를 모자에 담아 무작위로 하나씩 뽑게 하고, 뽑은 쪽지에 적힌 사람이 당일 마니또(비밀친구)라면서, 등반 도중 들키지 않게 최선을 다해 마니또를 캐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는 마니또가 자신을 캐어 해준 회원이 누군지 알아맞히면 캐어 해준 회원은 벌금 1만원을 내야 한다며, 등반을 마치고 식사시간에 마니또를 어떻게 캐어했는지 발표하는 시간도 있다고 했다. 나는 산악회에 등록한지 얼마 안 되어 겨우 회장과 총무 그리고 3-4명만 알고 있는 터라, 내 마니또가 누구일지 설레는 마음으로 쪽지를 뽑았다. 그런데 내가 뽑은 마니또는 반평생 나와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인생 여정을 함께 해온 아내였다. 우리는 일명 ‘마니또 등반’을 잘 해보자고 파이팅하고 등반을 시작했고, 일부 남성 회원은 눈치 챌 정도로 여성 회원 마니또에게 잘 해주다보니,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마니또에게 의심을 사기도 했다. 나는 아내에게 들키지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20여 년 전, 교회학교 중고등부 학생들과 강촌에 있는 수련원으로 2박 3일 기도회를 다녀온 적이 있다. 첫째 날 저녁 기도회가 뜨겁게 진행될 때, 학생들에게 백지를 나눠주며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순위대로 5명 적고, 그들을 용서하는 기도를 하라고 했다. 둘째 날 저녁에도 찬양과 기도로 영성이 풍성해진 학생들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순위대로 5명 적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기도를 하라고 했 다. 그리고 셋째 날 아침 학생들에게 자신이 적어낸 두 장의 종이를 나눠주며 동시에 펴보라고 했을 때, 모든 학생들이 와- 하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의 순위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순위가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당시 기도회에 참가했던 교회학교 교사와 학생 모두는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으로, 대인관계를 역설적으로 이해해도 전혀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예와 같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어른들도 사랑하는 부부간이나 세상에서 가장 큰 인연이라 할 수 있는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있어, 사랑하는 사람의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전혀 연관이 없는 단어 12개(1투수, 2김연아, 3암벽, 4법원, 5낙동강, 6국회의원, 7치맥, 8간호사, 9미국, 10원자폭탄, 11죽음, 12병원)를 순서대로 외우기는 무척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평소에 순서대로 잘 기억하고 있는 신체부위 12개(1발바닥, 2발톱, 3발등, 4발목, 5종아리, 6무릎, 7허벅지, 8엉덩이, 9배, 10배꼽, 11명치, 12가슴)에 위 12개의 단어를 적용하여 연상하면, 순서대로 외우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아래와 같이 한 번만 연상하면 된다. 발바닥(1)이 건강한 투수(1)가 균형을 잘 잡는다. 발톱(2)이 빙상경기장 같아 은반 위의 김연아(2)가 생각난다. 발등(3)은 산악인이 암벽(3)하기 쉬운 바위 같이 생겼다. 발목(4)에 쇠사슬이 달린 죄인들이 법원(4) 마당에 모여 있다. 종아리(5)에 알이 베기면 낙동강(5) 오리알이 생각난다. 무릎(6) 꿇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국회의원(6)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허벅지(7)를 치면서 캬- 하는 소리를 내며 치맥(7)을 먹는 광경이 멋지다. 엉덩이(8)는 간호사(8)가 주사 놓기 좋은 곳이다. 배(9)로 우리나라 상품이 미국(9)으로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만약, 방송국 요리프로에 백종원씨가 보조요원과 함께 나와, 요즘 제철음식인 냉이무침 요리하는 방법을 강습한다고 가정할 때, 그 상황을 라디오로 듣는 사람과 TV 화면으로 보는 사람과 방송국 관람석에서 관객으로 참여하는 사람과 요리하는 무대에서 백종원씨를 도와주며 시식하는 보조요원과 직접 맛을 보며 냉이무침을 만드는 백종원씨가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를 것이다. 라디오로 듣는 사람은 귀로만 느끼고, TV 화면으로 보는 사람은 눈과 귀로만 느끼지만, 방송국 관람석에서 관객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눈과 귀와 코로 느낄 수 있고, 시식하는 보조요원은 눈과 귀와 코와 입으로 느낄 수 있고, 직접 맛을 보며 냉이무침을 만드는 백종원씨는 눈과 귀와 코와 입과 손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라디오에서는 청각으로, TV에서는 시각, 청각으로, 관람석에서는 시각, 청각, 후각으로, 요리를 만드는 무대에서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으로 느낄 수 있고, 그리고 백종원씨 본인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다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視覺, 聽覺, 嗅覺, 味覺, 觸覺)이 어디까지 적용되느냐에 따라, 라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성경 누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자기를 초대한 주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거든 친구와 형제와 친척과 잘 사는 이웃을 초대하지 말라고 부탁하면서, 그들이 다시 너를 초대하여 갚으면 네 상급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과 절름발이와 맹인을 초대하라고 하면서, 그리하면 심판하실 때, 갚을 수 없는 사람을 초대한 대가로 하나님이 보상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지 말고, 갚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게 누가복음 저자가 언급한 예수의 베품에 대한 원리다. 그렇다면 베품을 받은 자가 베푸는 자에게 보상하는 것이 베푼 자의 하늘의 상급을 빼앗는 것일까? 성경에 나오는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위 내용이 베푸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이지 베품을 받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답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은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다시 나에게 갚으면 내 상급이 없어지고, 값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못 갚아야 그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상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민수네와 주보네는 같은 마을에 살고 있지만, 한국이네 과수원을 조상대대로 번갈아가며 경작하다보니 별로 좋지 않은 사이다. 70년 전, 한국이네 할아버지는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과수원을 경작할 사람을 선정해서 일정 기간 동안 과수원 운영을 맡겼다. 한국이네 과수원은 마을 사람들 대부분의 일터이자 수입원이었고,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었기에, 과수원 경작자가 어떻게 과수원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마을 전체의 행복이 걸려 있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그래서 한국이네 할아버지는 당시 마을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마을 주민투표를 통해 과수원 경작자를 선정했다. 민수네와 주보네는 지난 70년 동안 마을 주민투표를 통해 한국이네 과수원을 번갈아가며 경작자로 선정되었다. 5년 전까지는 민수네가 10년 동안 과수원을 경작해왔는데, 당시 민수네가 과수원에 쓸 비료를 다른 곳에 사용했고,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로 과수원 곳곳이 오염되고 말았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민수네 책임을 묻게 되었고, 결국은 마을 주민투표를 거쳐 한국이네 과수원 경작이 주보네에게 넘어갔다. 그 후, 주보네는 한국이네 과수원 경작을 맡자마자, 약 2년 동안 비료를 빼돌린 범인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3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진행된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투표율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가 실시된 지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유권자 총 4,419만7,692명 가운데 1632만3602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36.93%로 집계됐다. 미국도 2000년 치른 대선에서 투표율 66.80%에 사전투표율(우편투표 포함) 47%를 기록하며, 사실상 총 투표자 중 70.35%가 사전투표를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니까 2000년 미국 대선에서 투표자 100명 중 30명만 선거 당일 본투표를 하고, 70명은 사전투표를 한 셈이다. 우리나라도 20대 대선 투표율을 77.20%(19대 대선 투표율)로 가정한다면, 사전투표율이 36.93%이기 때문에, 실제 예상 총 투표자 중 47.83%가 사전투표를 한 것이고, 이는 총 투표자 중 반절이 이미 사전투표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원래, 투표는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자에게 기회를 주는 사전투표보다 선거 당일 하는 본투표 비중이 컸고, 그래서 선거 당일 본투표가 투표율도 더 높고, 더 큰 이슈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해 8월 미국의 바이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withdraw) 명령을 내리기 직전, 탈레반의 한 간부인 뮤라자드 라만은 “미국에 시계가 있다면 우리는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탈레반 자신들은 끝까지 버티면 되지만, 미국은 떠나갈 거라는 말이었고, 결국 미군은 철수했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러시아의 푸틴도 뮤라자드 라만의 말처럼 “미국에 시계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푸틴이 아프가니스탄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교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대선정국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판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철수(撤收)를 놓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힘겨루기 하는 모습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우크라이나에서의 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탈레반이나 러시아와 미국이 힘겨루기 하는 모습과 닮은 것 같다. 먼저,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가 지정학적으로 국제정치의 무대에서 접점에 있는 것이 대한민국과 닮은 것 같고,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와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