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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비 맞는 나무 /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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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도 없이 맨몸으로
비 맞는 나무는 비맞는 나무다.

온종일 줄줄 흘러내리는
천상의 눈물을 온 몸으로 감수하는
비 맞는 나무는 인내하는 나무다.

모든 것 다 용서하신 어머니같이
비 맞는 나무는 다 받아들이는 나무다.

온통 빗속을 뚫고 다녀도
날개에 물방울 하나 안 묻히는 바람처럼
젖어도, 나무는 젖지 않는다.

세속의 번뇌 온몸으로 씻어내려
묵묵히 경행하는 수행자처럼
맨발로 젖은 땅 디디고 서 있는
비 맞는 나무는
비 안 맞는 나무다. 


 
그림 / 황규백화백 판화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거꾸로 읽는 세계사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2008년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초판이 나왔을 때, 나는 세계사를 시대역순으로 정리한 책으로 알고, 책 뒤에서부터 읽어도 시대순으로 세계사를 읽을 수 있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사서 읽어보니,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 ‘거꾸로’는 시대 기준의 역순이 아니라 근대사의 중요한 사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를 재조명한다는 사건 기준에서의 다른 방향성의 의미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시대순으로 정리된 세계사보다 시대역순으로 정리된 세계사가 책으로 나오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대순의 세계사는 얼마 되지 않은 유적과 유물 그리고 해석하기도 어려운 고서 등을 통해 불확실한 사실을 엮어서 만든 고대사가 세계사의 기초가 되어, 중세사로 이어지고, 근대사와 현대사까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존재하는 모든 것이 확실한 사실이자 역사인 현대(사)가 세계사의 기초가 되어, 현대사를 기점으로 근대사, 중세사 그리고 고대사로 이어지는 세계사가 더 확실한 세계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순의 세계사는 시대(시간)가 그 기준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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