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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바람 부는 날의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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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에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 글 / 류시화 - 바람 부는 날의 풀

      - 사진 / 마이클 케나 Michael Kenna 사진작가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착한 일을 하면?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착한 일을 하면 어떤 보상을 받을까? 인류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수천 년 동안 노력해왔고, 그 결과 시대별로 다른 답을 계속 제시해왔다. 먼저 인류는 고대 신화시대부터 18세기까지는 권선징악(勸善懲惡, 착한 일을 권하고, 악한 일을 벌한다.)을 내세우며, “착한 일을 하면 복 받는다.”는 가치를 삶의 덕목으로 삼았다. 그래서 신화나 전설이나 고대소설은 대부분 “착한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내용의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믿고 지켜왔던 권선징악의 가치가 별 노력도 안하고, 스스로 변한 것도 없는데, 착한 일을 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부와 명예를 얻는다는 게 모순임을 알게 되었다. 인생의 성공이 불로소득이나 행운의 개념으로 적용되었던 게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권선징악의 모순이 현존 질서를 타파하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데 목적을 두었던 18세기 계몽사상에 의해 드러나면서, 권선징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인류는 권선징악에 나오는 불로소득을 배제하고, “착한 일을 하면 남으로부터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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