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여객선(카페리) 운항이 중단된 인천∼제주 항로에 화물선을 투입하는 방안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제주 항로는 지난해 11월 여객선 선사 '하이덱스 스토리지'의 철수 이후 1년 가까이 운항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선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여객선 운항을 재개했으나 선박 잔고장으로 운항 차질을 반복하다가 2년 만에 배를 매각했다.
해운 당국은 여객선 운항을 재개하려고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했으나 국내 선사들은 엄격한 안전 기준과 낮은 사업성 등을 이유로 모두 난색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IPA는 여객선 대신 화물선을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하기 위해 지난달 공모를 진행했으나 운항 희망 선사가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아 불발됐다.
카페리가 쓰던 인천항 연안2부두에는 하역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화물선 선사들은 공모 참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사들은 인천∼제주 항로의 운항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화물 물동량 대부분이 목포∼제주 항로로 옮겨간 탓에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IPA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재공모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도 구체적인 공모 조건이나 일정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IPA는 부두에 이동식 크레인을 비롯한 하역 장비를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으나 안전성 우려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부유식 접안시설(잔교)로 조성된 인천항 연안2부두는 일반 화물 부두와 달리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배의 높낮이가 수시로 바뀌는 탓에 하역 장비를 사용할 경우 안전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IPA는 설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천∼제주 항로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십명의 하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됐고 물류 흐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화물선 도입마저 늦어지면서 지역경제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IPA 관계자는 "선사 모집에 어려움이 있지만 화물선 운항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인천해수청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사업자 모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