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이 새로운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친환경 선사를 향한 한단계 도약을 꾀한다.
HMM은 1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23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 새로운 해운동맹…운영 항로 26개→30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 소속이었던 HMM, 일본 ONE, 대만 양밍이 앞으로 이어갈 새로운 협력체다.
디 얼라이언스 소속이었던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탈퇴한 점만 빼면 선사 구성은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유럽 항로에 한해 세계 1위 선사 MSC와 선복 교환 방식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HMM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MSC' 체제를 통해 사실상 4자 얼라이언스 구축과 유사한 네트워크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항하는 항만 및 국가가 확대되고 운용하는 선복량이 늘어 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에서 26개 항로를 운영했다면 MSC와 협력 체계를 가동하는 내년 2월부터는 30개 항로로 증가한다. 이중 유럽 항로는 기존 8개에서 11개로 늘어난다. 이는 여타 해운동맹과 비교하더라도 가장 큰 규모다.
항로 규모는 원양 선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항로가 많을수록 더 많은 화주의 니즈를 수용할 수 있고, 더 많은 화주가 모이면 더 낮은 운임을 제시할 수 있어 영업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HMM은 MSC와의 협력을 통해 기존 강점을 갖고 있던 아시아∼미주 항로뿐 아니라 유럽 항로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HMM은 인도∼북유럽, 인도∼남미 동안 항로를 신설해 신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간 국적 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까지 진출을 도모해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단독 운영하는 인도∼지중해 항로는 강화하고 다른 해운동맹이 제공하지 않는 북유럽 항로의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는 핵심 차별점으로 활용한다.
이밖에 지중해 항로에서도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한 확보하고 튀르키예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 23.5조원 투입해 사업영역 확장하고 선진 ESG 경영 구축
HMM은 글로벌 해운 선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23조5천억원을 투자한다.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벌크, 통합 물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선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사업 부문별 투자액은 컨테이너 사업 12조7천억원, 벌크 사업 5조6천억원, 통합 물류사업 4조2천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 1조원 등이다.
우선 컨테이너 사업에서는 2030년까지 155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선복량과 약 70척의 친환경 선박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벌크 사업에서는 기존 645만DWT(순수 화물 적재 톤수)의 선대를 2030년까지 1천256만DWT까지 확대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통합 물류 사업에서는 기존 항만 터미널을 확장하고 주요 거점 항만 터미널을 추가로 확보해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HMM은 기존 2050년을 목표로 추진했던 '넷 제로' 전략을 2045년까지 앞당기기 위해 친환경 선박 확보를 포함한 친환경 경영 투자에 투자금액의 60% 이상(14조4천억원)를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배 HMM 사장은 "신규 협력체제를 통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한국 직기항 네트워크를 통해 국적선사 역할도 다할 방침"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및 친환경 경영체제 구축에도 노력해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