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 동부 물류의 핵심 거점이었으나 20년 가까이 나대지로 방치된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 부지가 동북권 지역 발전을 견인할 '물류·여가·주거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22일 동부화물터미널 부지 개발계획안 마련을 위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이와 같은 개발 청사진을 밝혔다.
약 5만㎡ 규모로 축구장 7배에 달하는 면적인 동부화물터미널 부지는 동부간선도로와 중랑천에 인접한 지리적 강점을 가진 땅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낙후한 지역의 애물단지로 방치돼왔다. 택배 등 생활물류 수요에 대응하려면 물류터미널로서 기능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나 대형 물류차량 진·출입, 교통량 증가, 소음 등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반대로 여러 차례 개발이 좌초됐다.
간선도로와 맞닿은 해당 부지의 개발이 20년 가까이 지체되면서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고 지역 간 단절도 초래했다.
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활용했다. 이 제도는 5천㎡ 이상 대규모 개발부지에 대해 허가권자인 공공과 민간사업자가 사전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것이다.
용도지역 상향 등에 따라 발생하는 계획이득 일부를 공공기여로 확보함으로써 토지의 효율적 활용과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을 동시에 촉진할 수 있다.
시는 사업시행자인 장안복합PFV(제일건설 등) 및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7개월간 총 9차례 협상조정협의회를 열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발계획안을 완성했다.
계획계획의 핵심은 ▲ 지하화를 통한 물류시설 신개념 재정비 ▲ 지상부에 경쟁력 있는 복합건축물 조성 ▲ 공공기여를 활용한 중랑천 수변 감성공간 조성이다.
우선 물류시설은 전면 지하화해 지하 1∼2층에 배치하고 물류차량의 별도 전용 동선을 마련해 교통혼잡, 분진, 소음 같은 부영향을 최대한 줄인다.
물류차량은 소형차·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위주로 운영하고, 대형차량의 경우 통행시간을 특정 시간대로 제한할 예정이다.
또한 중고거래 같은 C2C(개인 간 거래),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등 도심형·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다.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는 주문 수를 분석·예측해 제품을 사전에 입고해 보관하고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하는 소규모 물류센터로, 신선상품의 빠른배송을 위한 핵심 시설이다.
지상부에는 최고 39층 규모로 주거, 업무, 판매, 주민편익시설 등 다양한 용도가 들어선다.
저층부에는 공공기여를 활용해 서울형 키즈카페, 복합공공청사 같은 편의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배치되고 고층부에는 약 528세대 규모의 주거시설과 업무시설이 생긴다.
특히 타워형·테라스형 같이 세련된 경관을 만들기 위해 특화된 건축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