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면에서는 너무나 진부한 존재를 장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도 좋을 것이다."
- 프랜시스 베이컨
베이컨의 그림은 일번적인 관점에서 예쁘거나 편하지는 않지만 주제가 심오하고 문학적, 철학적인 면이 있다.
캔버스 세 점을 병풍처럼 이어 붙인 삼부작 형태의 그림은 원래 중세 유럽의 종교화에서 즐겨 쓰던 전통적인 방법인데, 베이컨은 이 전통을 태연하게 빌려서 거기에 엉뚱한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패널은 프로메테우스가 형벌을 받는 이야기이고, 세 번째 패널에 있는 것은 아이스킬로스의 또 다른 비극 <오레스테이아>이야기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망가질 대로 망가진 유럽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에게도 죄와 벌 욕망의 종말, 상실과 괴로움을 보여줄수 이 소재는 추상화가 아니라 구상화이기에 베이컨의 그림은 보는 이의 가슴을 더 파고드는 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