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6 (토)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본심현박 本深現博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70년대 후반,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한 후, 입시공부로 인해 누적된 피로도 풀 겸 친구와 함께 하모니카를 하나씩 구입하여 각자 집에서 열심히 연습하기로 했다.

 

그런데 1주일 쯤 되었을 때, 나는 하모니카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으나, 친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가요 대부분을 하모니카로 완벽하게 부르고 있었다.

 

친구는 고향의 봄이라는 쉬운 곡을 골라 계이름을 외워 하루에 수 십 번씩 불렀더니, 음감이 살아나 평소 알고 있는 모든 노래를 계이름 없이도 하모니카로 부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 초년생 때는 직장 동료 5-6명이 함께 모여 세상 돌아가는 판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신문에 나오는 한 주간의 이슈를 주제로 토론하는 모임에 참여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유독 기사의 내용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H 회원은 토론 모임 회원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알고 보니, 다른 회원들은 한 주간 이슈만을 탐독해서 토론을 준비했지만, H 회원은 이슈 외에 다른 모든 기사도 섭렵하며 토론을 준비했던 것이다.

 

위 두 예에서 친구나 H 회원은 둘 다 결과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구는 노래 한 곡만을 집중적으로 연습하여 하모니카 원리를 터득하게 되었고, H 회원은 여러 가지 다양한 기사를 통해서 이슈를 분석하는 혜안을 가졌던 것이다.

 

, 반대로 여러 곡을 연습했던 나나 이슈 기사만을 탐독했던 다른 회원들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까?

 

오늘 새벽 위 두 개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하모니카 연주 같은 원리(본질本質)를 알려면 깊이(深)가 중요하고, 세상의 이슈 같은 현상(現象)을 알려면 다양성(넓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무조건 본질(本質)만 중요시하거나 현상(現象)만 중요시하다가 나나 다른 회원들 같이 능력 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우를 범치 말아야 한다.

 

수학이나 물리, 화학 과목처럼 원리가 중요한 과목은 깊이(深)로 공부를 해야 하지만, 국사나 세계사 과목처럼 현상이 중요한 과목은 넓이(博)로 공부를 해야 한다.

 

반대로 하면 효과가 날 수 없다.

 

수학이나 물리, 화학 과목은 하나의 원리만 알면 그 다음 단계가 다 적용되어 무척 이해가 빨라지고, 국사나 세계사 과목은 하나의 원리만 가지고는 안 되어 다양한 상황들을 접해야 이해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가 본질적인 문제는 본질적인 차원으로 다루고, 현상적인 문제는 현상적인 차원으로 다뤄야 하는데, 당리당략만 생각하면서 본질적인 문제를 현상적인 차원으로 다루고, 현상적인 문제를 본질적인 차원으로 다루고 있으니 문제다.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회담할 경우, 회담의 본질적인 성과에 대한 평가는 간단하게 논하면서 현상에 불과하는 넥타이 색깔을 운운하며 공격한다거나, 넥타이 색깔에 대해 가볍게 얘기하면서 넥타이 색깔에 깔린 엄청난 의미를 부여 하며 공격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말이다.

 

언론도 깊이 있게 다뤄야 할 국가의 안보나 경제 문제 같은 본질적인 문제는 몇몇 사례를 들어 대충 넘어가고, 다양하게 다뤄야 할 사회나 문화 같은 현상적인 문제는 집중 분석하여 보도하고 있으니 문제다.

 

우리 사회도 국민성이나 전통적인 뿌리 같은 본질적인 문제는 깊이 있게 다뤄야 하고, 스포츠나 예능 같은 현상적인 문제는 넓고 다양하게 다뤄야 하는데, 그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 안타까운 것은 본질적인 문제와 현상적인 문제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적용할 때, 여야문제나 노사문제 같은 극대극의 갈등을 영원히 풀 수 없다는 점이다.       


이제라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본질(本質)적인 건지 현상(現象)적인 건지 잘 생각해 보고, 깊이(深)로 대처할 건지 넓이(博)로 대처할 건지 잘 판단해야 한다.


본심현박(本博)으로,


정부도 국가의 본질적인 차원의 법은 깊이 있게 다루고, 현상적인 차원의 복지는 넓고 다양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단상]

우리 사회가 깊은 공의와 넓은 사랑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본심현박本博은 제가 임의대로 만든 사자성어니 이해바랍니다.)

   



기업물류

더보기

정책/IT

더보기

교통/관광

더보기
국가유산 울산 병영성 남문터 확인…"체계적 보존방안 마련"
국가유산(사적)인 울산경상좌도병영성 초기 남문 터가 확인됐다. 울산시 중구는 '병영성 서남구간 일원 발굴 조사' 과정에서 남문지(南門址: 남쪽 문의 터 혹은 흔적)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울산병영성은 조선 태종 17년(1417년) 왜적 침입 견제 등 동남 해안권을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성(城)으로, 경상좌도 육군을 지휘하던 병마절도사가 머물던 곳이다. 중구는 병영성 성벽의 선형과 구조를 확인하고자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2022년부터 재단법인 울산연구원에 의뢰해 병영성 서남구간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중구 서동 519번지 일원에 병영성 초축(初築) 당시 성문 시설인 옹성과 문지도리석(문짝과 문설주를 잇는 문지도리를 꽂는 돌), 원산(여닫이 문짝이 안쪽으로 밀려들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턱)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굴 조사단은 이번에 확인된 성문 시설을 병영성 남문으로 보고 있다. 또 병영성 초축 당시 남문이 존재했으나 16세기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으로 병영성이 훼손됐고 18세기경 수리 과정에서 병영성 역할 변화로 당시 남문 자리에 서장대(장군의 지휘소)가 들어서고, 남문은 현재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새로 조성

해상/항공

더보기

기본분류

더보기
트럼프, 국토안보부 장관에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낙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크리스티 놈(53)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낙점했다고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놈 주지사가 남부 국경에서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 등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공약 수행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놈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충성파' 중 한 명이다. 지난 2007∼2011년 사우스다코타 주의회 하원의원에 이어 2011∼2019년에는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2018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고, 선거 승리로 사우스다코타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거부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이번 대선 기간인 지난달 1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외의 오크스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인의 타운홀 미팅(유권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사회를 본 적이 있다. 당시 행사 참석자들이 잇따라 쓰러지자 트럼프 당선인은 질의응답을 중단한 뒤 40분가량 음악을 틀게

닫기



사진으로 보는 물류역사

더보기

갤러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