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020년까지 연 3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을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이란 항공기에 탑재되는 LCD모니터, 좌석, 창문, 조명 등 각종 실내 기자재를 포괄하는 산업으로, 최근 항공사들이 고객 만족도 향상, 항공기 경량화 등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국내에는 기반이 없어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싱가포르항공, 독일 루프트한자, UAE 에미레이트 등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최근 A380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의 출시로 기내 공간이 증가함에 따라 개별 칸막이가 완비된 좌석, 기내 샤워실 등을 설치하여 운영 중일 뿐 아니라 승객들이 기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항공사들의 투자로 2015년 17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은 매년 12.5%씩 성장하여, 2020년에는 연간 30조 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항공기 시장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향후 20년간 항공기 수요는 32,600대에 달하는데, 이 중 40%(12,810대)가 아시아 수요이다. 특히 중국은 향후 10년 내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1위 항공 시장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에 미국과 유럽이 독점하던 항공기 제작 및 관련 인테리어 산업 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전경련은 “국내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이 미흡하여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국내 수요를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5년부터 6년간 49대 항공기에 대해 3,900억 원 규모의 좌석 업그레이드를 실시했고, 아시아나항공도 2006년부터 3년간 약 1,000억 원을 투자하여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이라 불리는 신형 비즈니스석 등을 도입했으나 국내에는 관련 업체가 없어 전적으로 해외 기업에 의존했다.
전경련은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 중 국내기업이 잘 할 수 있는 3대 분야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좌석, LED조명을 제시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란 좌석에 설치된 스크린과 음향 시설을 통해 영화, 음악,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하며, 2020년 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한 분야이다. 스크린, 컨트롤러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제조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역량이 필수인 분야로, 현재 일본의 파나소닉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자 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진출 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비교적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좌석의 경우 승객의 안전과 편의는 물론 항공사의 매출과도 직결된 분야로, 기내 인테리어 산업 중 가장 큰 비중(약 53%)을 차지하는 분야이다. 특히 저가항공사의 증가로 향후 가볍고 슬림한 좌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BMW나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항공기 좌석 산업에 진출할 만큼 타 산업과 시너지가 높다.
조명의 경우 연료비용과 정비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형광램프에서 LED조명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로, 우리나라는 LED 소재 분야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추후 진출 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가 국제 인증 절차를 지원해주고,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충돌시험처럼 항공기 좌석 내구성 등을 테스트하는 시설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전구 제조사 오스람과 출연연구소인 프라운호퍼 등이 공동으로 항공기 LED조명 전문 연구시설을 설립한 독일의 사례를 벤치마킹 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은 우리나라가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향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에도 용이하다”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함께 공동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