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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수학이 생활 속에 들어오면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가로 15m, 세로3m 사이즈 간판을 주문한 고객이 긴 쪽(가로)1m 더 크게 늘려달라고 해서, 가로 16m, 세로 3m 사이즈 간판을 만들었다가 낭패를 당한 간판가게 사장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객이 긴 쪽을 더 크게 늘려달라는 것은 긴 쪽을 더 높게, 즉 세로를 1m 더 크게 해달라는 뜻이었는데, 간판가게 사장은 길이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수학의 도형에서는 가로, 세로, 높이 등으로 어떤 모양을 쉽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 일상에서는 가로, 세로가 위치에 따라 바꿔지기 때문에 긴 쪽, 짧은 쪽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위 예에서 긴 쪽을 더 늘려달라는 것은 고객의 생각과 같이 세로를 늘려달라는 의미로 실제 많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처음 주문할 때는 가로, 세로 사이즈를 알려주면 되지만, 변경할 때는 일상에서 사용되는 표현과 수학 도형에서 사용되는 표현을 잘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긴 쪽을 더 크게 한다는 것은 짧은 쪽을 크게 한다는 것보다 면적을 더 많이 넓힌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 수학의 도형에 의한 표현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짧은 쪽을 크게 한다는 말을 듣고, 실제 면적이 많이 늘어난다는 생각을 못한다.

 

수학이 학문의 영역을 넘어 우리 생활 속까지 깊숙이 들어와 우리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은 좋지만, 언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영역까지 침범하면서 혼선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1990년대 초 무역업을 할 때, 중국에서 원석을 수입하여 인천 북항에 야적해놓고, 익산지역 석재회사에 판 적이 있다.

 

당시 중국 원석 값이 다 오픈되어 손해를 보더라도 팔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J 대리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 아이디어는 원석을 트레일러로 운송할 때, 줄자로 사이즈를 재면서 긴 쪽(길이)은 제대로 재고, 짧은 쪽(가로, 세로)은 약간만 줄여도 운송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현장에서 직접 봤는데, J 대리가 긴 쪽(길이)은 제대로 재고, 짧은 쪽(가로, 세로)은 줄여서 재도 항의하는 기사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의 기사가 긴 쪽(길이)만 제대로 재면, 짧은 쪽은 조금 잘 못 재도 전체 톤수에는 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잘못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우리 회사는 원석 값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운송비에서 1주일 만에 1000만 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기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암튼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수학이 언어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전통적 논리학이 언어를 사용하는 데 반해, 기호를 사용하는 현대적 논리학을 기호논리학이라 한다.

 

근래에 와서는 기호논리학이 컴퓨터의 기초이론과 밀접한 교섭이 있음이 밝혀졌고, 응용분야도 넓어져서, 기호논리학의 역사는 짧으나 큰 전망을 가진 학문으로 지금도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수 천 년 동안 언어라는 재료로 만들어 온 사상이나 학문이나 원리를 기호라는 소재로 대체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언어가 있었기에 자연과학도 기호논리학도 생겨났듯이, 이제는 자연과학과 기호논리학이 언어의 영역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기호나 부호나 자연과학 용어는 언어의 일부로써, 언어가 쉽게 이해되고 전달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에서 멈춰야 한다.

 

[단상]

수학과 과학이 학문의 영역을 넘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오면서 발생되는 언어의 혼선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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