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미래는 주인 없는 것들로 가득하지만, 과거는 이미 주인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현재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경쟁하고,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지키거나 뺏기 위해 싸움이 벌어지는 각축장이다. 역사적으로, 인류 사회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기 보다는 주로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놓고 싸우며 발전해왔다.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갖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투자하는 현재가 되어야 인류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갖기 위해 다투거나 전쟁을 하면서 인류 사회가 명맥을 이어왔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주인 없는 미래의 가치를 얻기 위한 경기장이 되어야지, 이미 주인 있는 과거의 가치를 뺏는 도박장만 되어서는 안 된다. 월드컵이나 각종 스포츠 경기가 전 우승 국가의 1등이라는 가치를 뺏는 경기가 아니고, 대회 기간 중에 주인 없는 우승컵을 놓고 경쟁하기에,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아름다운 축제가 되는 것이다. 만약 스포츠 경기가 전쟁과 같이 주인 있는 것들을 뺏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보다 오히려 스트레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우리는 지난 1월 1일부로 2021년을 시작했는데, 머지않아 입춘(2월 3일)과 봄(3월)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 번 2021년을 새롭게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한 해를 12개월로 나누면 첫 월인 1월이 한 해의 시작이고, 한 해를 절기로 나누면 첫 번째 절기인 입춘(2월 3일)이 한 해의 시작이고, 한 해를 4계절로 나누면 첫 계절인 봄(3월)이 한 해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인류가 최초로 달력을 사용할 때는 봄(3월)이 한 해의 시작인 달력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추운 겨울(1월)이 한 해의 시작인 달력을 사용하고 있다. 왜 인류는 4계절의 마지막인 겨울(1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정하고, 1월 1일을 한 해의 첫 시작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일까? 한 해의 계절의 시작은 새 생명이 새싹으로 세상에 나오는 봄(3월)이고, 절기의 시작은 새 생명이 땅 속에서 태동하기 시작하는 입춘(2월 3일)이고, 월(달력)의 시작은 새 생명이 땅 속에서 잉태되는 1월이라는 데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즉 인류가 계절은 생명이 세상에 나오는 시점을, 절기는 태동하는 시점을, 월은 잉태되는 시점을 한 해의 시작 선상에 놓고, 잉태되는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원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시적인 것들은 수만 가지의 색상을 띠고 있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은 온통 칼러풀하다. 인류는 이 칼러풀한 세상의 모습을 남겨두기 위해, 고대 때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 18세기까지 주로 그림을 활용했지만, 실체 그대로를 표현할 수는 없었다. 이런 회화적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계기가 바로 19세기 초 사진의 출현이다. 사진은 단면이지만 사람이나 사물의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1850년경 개발돼 100여 년 동안 인류가 사용해왔던 흑백사진으로는 칼러풀한 세상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 하고 흑과 백의 조화로만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흑백사진시대까지는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칼러풀한 세상을 직접 눈으로 보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칼러풀한 세상을 칼러풀하게 묘사하진 못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발전을 거듭하여 1950년경 칼라사진 개발 이후 지금까지 칼러풀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존재하는 그대로의 색상과 거의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세상 자체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표현하고 있는 모든 것들도 칼러풀한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예술이
두 가지 기준, 네 가지 등급 ‘보내준 편지 자세히 보았노라. 천하에는 두 가지 큰 기준이 있는데, 옳고 그름의 기준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이롭고 해로움에 관한 기준이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단계의 큰 등급이 나온다. 옳음을 고수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이고, 둘째는 옳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이익을 얻음이요, 마지막 가장 낮은 단계는 그름을 추종하고 해를 보는 경우다’<도표1> ‘이제 너는 내가 홍의호(洪義浩)에게 편지를 해서 항복을 빌고, 또 강준흠(姜浚欽)과 이기경(李基慶)에게 꼬리치며 동정을 받도록 애걸해 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은 앞서 말한 세 번째 등급을 택하는 일이다. 그러나 마침내는 네 번째 등급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 명약관화한데 무엇 때문에 내가 그 짓을 해야겠느냐’ 이 글은 18세기에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고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정약용이 귀양살이하면서 아들에게 쓴 편지 일부다. 지금도 정양용의 두 가지 기준과 네 가지 등급이 우리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올바른 삶만이 그 가치가 높을 뿐, 그릇되게 사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용서가 될 수
맛있는 인생 최근 인기방영중인 드라마 '맛있는 인생'은 형사 출신의 아버지가 권총 대신 식칼을 들고 한식당(팔방미인, 전 남도옥)을 배경으로 네 딸들과 함께 펼치는 인생스토리로서, 폭염에 찌들어 있는 우리의 여름 안방을 시원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등장인물 배역을 자세히 보니, 전체 배우 19명 중 무려 5명이나 식당에 배치되어 있다. 주방장 장신조(임채무), 부주방장조평구(안석환), 식당직원(이재복(박윤재), 홀매니저 강유경(홍성숙), 홍직원(김희수(적진이) 이들 5명이 팔방미인 한식당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이다. 불현듯 드라마 '맛있는 인생'이 동남아 안방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 보급되어 방영되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한국의 식품문화가 전 세계에 알려져, 한국의 식품산업이 전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지난 수년간 우리 안방을 강타했던 식품 관련 드라마가 떠올랐다. 대장금, 제빵왕 김탁구, 내 이름은 김삼순, 파스타, 신들의 만찬 등…. 식품드라마 출현 내 기억으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각 방송사가 경쟁이라도 하듯 드라마에서 식품군을 선보였다고 본다. 결과는 식품드라마 모두가 대박이었다. 2008년도에는 의학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었으
할아버지의 고민어느 시골 마을에 노부부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할아버지에게 고민이 생겼다. 할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가 보니 앞으로 2년 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아직 자신의 병세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모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불현듯 자신의 행복이 깨지는 것을 생각하면서 더 깊은 염려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하나님께 할머니를 더 오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10년만 더 살게 해 달라고.할아버지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받은 하나님은 할머니의 생명을 10년 더 연장해 주기로 하고 천사들을 불러 할머니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그러나 천사들은 할머니가 2년 밖에 살 수 없도록 결정된 판결을 뒤엎을 수 있는 묘안이 잘 떠오르지 않아 고민했다. 하나님이 천사들에게 할머니의 생명을 10년 연장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천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 갔다. 할아버지는 계속 할머니를 위해 온 정성을 다 해 기도했다. 지난 과거 할머니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생각하며 할머니의 생명을 더 연장해 달라고 애원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자신의 죽음을
창작발레 심청전2008년도 유니버셜 발레단이 우리나라의 전통 고전극 심청전을 발레 뮤지컬로 무대에 올린 이후 지난 4년 동안 한국의 심청전은 발레라는 옷을 입고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의 정서를 세계인의 가슴에 알리기 시작했다. 2012여수엑스포에서도 창작발레 심청전이 큰 인기를 끌었다.만약 심청전이 한국의 창으로 세계에 알려졌다면 우리 고유의 작품인 심청전은 분명 사장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양의 발레로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한국의 창을 전혀 모르는 유럽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으며, 세계 곳곳에 한류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한 나라의 문화를 비롯한 모든 가치들이 외국에 널리 알려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자국의 고유문화를 벗어나 상대 나라의 문화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우리는 흔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유추해석을 통해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 봐도 맞지 않는 표현 같다. 우리가 강대국이 아닌 이상 우리 문화가 세계무대에 진출해서 최고가 된다는 것은 꿈같은 사건이며, 지난 수세기 동안 세계문화를 이끌어 온 서양
아바타 2,3편 예고전 세계 극장가에 3D 열풍을 일으키며 역대 최고 흥행기록(28억달러)을 세운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2, 3편이 연달아 개봉된다고 21세기 폭스사가발표한 적이 있었다. 카메론 감독은 언론보도를 통해 “2ㆍ3편에서는 1편의 시각적이고 감성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통된 주제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제임스 카메론은 1997년 타이타닉을 제작하여 12년간 전 세계 흥행기록 1위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아바타’가 초유의 흥행작으로, ‘타이타닉’보다 훨씬 높은 흥행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은 ‘타이타닉’이 2D극장가에서 상영된 반면, ‘아바타’는 3D버전으로 상영되었기 때문이다.몇년 전 영화 ‘아바타‘가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3D버전의 ’아바타‘를 상영하던 3D, 4D영화관 여기저기서 표가 매진되었다는 기억도…. 기독교적인 메시지와 반기독교적인 요소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언론의 평을 접하면서, 나도 와이프와 함께 4D영화관에 가서 ’아바타‘를 관람했다. 3D영화관도 있었지만 4D영화관을 굳이 찾은 이유는 ’아바타‘가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에 3D 입
사이코패스수원 20대 여성 성폭행 토막사건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사건의 초점이 안타깝게도 112 신고에 부실하게 대응했던 경찰에만 맞춰졌고, 결국 경찰 총수가 사표를 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사회적 대응책으로 112 신고체제를 바꿔야 한다면서 전문가들의 소리만 요란하게 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같이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젊은 20대 여성이나 딸을 둔 부모의 관심은 경찰의 늑장대응 및 부실수사나 112 신고체제변경 수준에 있지 않고, 사람을 죽여 토막 낸 후 태연하게 비닐봉지를 사러 간 피의자와 같이 어디서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사이코패스에 맞춰져 있다.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를 말한다. 사이코패스는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며,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거나 학대하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거나 합리화하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시종일관 무책임하다. 예컨대 일정한 직업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하거나 당연히 해야 할 재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자들이다. 대개의 경우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관심이 없지만, 타인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얻는 가학적인 사람들도 있다. 금번 사건이 계획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의자는
‘G2’와 ‘new G2’중국이 GDP, GNP 모두 일본을 제치고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세계질서는 미국과 중국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G2는 미국과 일본이었다. 미국 경제규모의 1/4밖에 되지 않은 일본은 글로벌 파워게임에서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알고 미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G2 자리를 지켰다. G2 양국이 협력관계를 유지함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 발전을 꾀할 수는 있었지만, 아쉽게도 정치, 군사, 외교 면에서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매우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중국의 출현으로 인한 ‘new G2’ 상황은 크게 다르다. 중국은 정치, 군사, 외교 면에서 지금까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달려왔으며, 경제부문에서도 2011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제치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G2는 양국이 협력관계를 유지한 반면, 미국과 중국의 ‘new G2’는 대립관계 양상을 보이고 있다.한국의 입장이 애매모호하다. 미국과는 이미 정치, 군사, 외교부문에서 매우 긴밀하게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중국과는 경제부문에서 최대교역량과 함께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