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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세상읽기] 여하(如何), 어떻게 생각하느냐?

 

 

 

 

[평가 기준]

 

1년 전, 모 방송국에서 서울대학교 학생의 A+ 학점 받는 비법을 취재한 결과 교수의 수업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고 강의 내용을 통째로 외우는 수동적인 방법이 그 비법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적이 있다,

유추해 보면, 모든 문제에 (교수) 강의 내용이 어떠냐?” 식의 숨은 뜻이 있었고, 그래서 학생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강의 내용이 당연히 훌륭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했고 그대로 외워서 기술해야 했을 것이다.

 

당시 프랑스 파리대학교에서 미술 전공을 했던 학생으로부터 프랑스 파리대학교의 시험 평가 방법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교수가 그린 그림을 학생들에게 어떠냐?” 식으로 묻지 않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 식의 질문을 하고, 그 그림에 대한 해석 능력이나 특히 창의성을 매우 중요시 하여 평가를 한다고 했다.

 

서울대학교와 파리대학교의 평가 기준을 비교하면서, 아직도 국가 정책을 세우고 국민들에게 어떠냐?” 식으로 일방적인 소통을 요구하고 있는 정부나 국회가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정자들이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라는 대전제를 알고 있다면 이제라도 국가의 정책이나 이슈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고 물어보고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

 

 

[하여(何如)와 여하(如何)]

 

하여(何如)와 여하(如何)는 글자가 앞뒤로 바뀌었듯이 그 뜻의 의미 역시 서로 반대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하여(何如)어떠냐?”라는 뜻으로 질문자가 상대에게 자신의 의견을 물어보면서 질문자가 원하는 답을 요구하는 선포로서의 함의가 있어 대화의 핵심이 질문자에게 있지만. 여하(如何)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뜻으로 질문자가 의견을 선포하지 않고 상대의 생각을 여쭈어 보는 의미로,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배려가 함축되어 답을 하는 자가 대화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유교 덕목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던 중국이나 한국 사회애서는 아직까지도 주로 하여(何如)정신이 지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부모나 어른의 대화법은 주로 선포형의 하여(何如) 방법이었고, 사회 지도층이나 기업의 리더 역시 여하(如何) 보다는 하여(何如) 형태의 대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유교 국가의 하여(何如)정신은 국가 통치나 사회 질서,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소통의 원인이 되었고, 그 결과, 과거 역사 속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많은 사회적 진통을 유발하고 있다.

 

 

[역사 속의 하여(何如)]

 

초한지 시기의 항우와 유방의 리더십을 살펴보면, 항우는 산을 들어 옮길 정도로 대단한 사람으로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났지만 부하들 얘기는 듣지 않고 독단적인 하여(何如)정책을 펼쳤다.

그에 반해 유방은능력 보다는 부하들과 소통할 줄 알고 듣는 귀를 항상 열어두어, 실제 전쟁에 있어 실수를 하고 직언을 한 부하에게는 상을 내려 직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다.

즉 항우는 하여(何如)정책을, 유방은 여하(如何)정책을 펼쳤던 것이다. 결과는 유방의 승리로 끝났다.

 

하여(何如)정책은 아니지만 하여(何如)정신으로 고려 말에 이방원은 조선의 개국공신으로 역성혁명을 반대하였던 정몽주를 설득시키기 위해 하여가(何如歌)를 써서 보냈다.

하지만, 하여가(何如歌)는 정몽주의 의견을 묻기보다는 이방원 스스로 정한 답, 조선을 세우는 데 내 뜻을 따르라는 식의 선포였고, 결국 정몽주는 단심가로 답을 하며 조선 건국을 반대하다 죽임을 당했다.

만약 이방원이 하여가(何如歌)를 쓰지 않고 여하가(如何歌)를 써서 정몽주에게 보냈다면, 정몽주의 뜻이 받아들여지고 정몽주가 이방원을 도와 조선건국에 앞장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여하(如何)]

 

지난 17일 방송된 케이블TV OtvN '어쩌다 어른' 신년특집에서 MC 김상중은 설민석 강사에게 '무한도전' 유재석과 자신 중 누가 더 낫냐고 물었다. 이에 설민석 강사는 "하여(何如)가 있다. 답은 정해져 있고 물어보시는 건지, 여하(如何), 진짜로 제 의견을 물어보시는 거냐?"고 했다. 김상중은 "전자와 후자의 경우 두 가지 모두를 듣고 싶다"고 했다.

결국 설민석 강사는 "하여(何如)는 듣고 싶으신 말씀을 원하시니 김상중이라고 하겠다. 진짜 제 마음 여하(如何)는 그 또한 김상중이오" 라고 말해 김상중을 뿌듯하게 했다.

그 장면을 보고 소통 불감증에 걸려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20171월 지금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많은 질문과 답을 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다. 특히 촟불집회와 세월호 사태 그리고 사드배치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이 하여(何如), “어떠냐?”가 아닌, 여하(如何),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어야 할 것이다.

더 큰 바람이 있다면, 설민석 강사처럼 하여(何如)도 여하(如何)도 집단이익단체가 아닌 순수한 국민들로부터 동일한 답이 나오는 것이다. 정부가 원하는 답이나 국민이 원하는 답이 같아질 때 우리 사회는 평온해질 것이다,

아직은 하여(何如) 단계지만,,, 정부의 몫이다.

 

skkim5961@naver.com(010-2694-5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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