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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스마트 물류센터, 창고 관리, 택배 포장도 로봇이 '척척'

로봇이 상품 옮기고 검수하고 포장·분류까지
스마트 기술로 작업자 시간당 처리량 55% 많아



지난 13일 오후 2시 경기 군포시에 있는 CJ 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통합물류) 센터. 이 건물 2층 ‘스마트층’에선 사람 대신 126대의 AGV(Automatic Guided Vehicle·고정노선 운송 로봇)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작업자가 고객 주문을 확인해 터치스크린을 누르자 상품을 담기에 가장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추천해줬다. 그동안 주문 상품이 들어있는 7m 높이의 랙(Rack·선반)을 AGV가 가져왔다. 작업자가 물건들을 박스에 담는 ‘피킹(Picking)’을 마친 뒤 옮기는 일도 AGV 몫이었다.


작업자가 상품을 보관하는 곳에 들어가지 않아 보행로도 없다. 그만큼 남는 공간에 더 많은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조주형 군포 풀필먼트 센터장은 “일반 물류센터는 작업자가 상품을 찾아 물류센터를 돌아다녀야 했는데 이곳에선 작업자가 움직일 필요가 없어 작업 효율은 물론, 공간 효율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13일 경기 군포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 AGV가 상품이 담긴 선반을 옮기고 있다. /권오은 기자


CJ대한통운이 로봇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해 물류 효율을 높이고 있다. 다품종 소량 배송이 많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에 발맞춰 풀필먼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는 연면적 3만8400㎡(약 1만1616평)에 5층 규모로 1개 층이 스마트층으로 운영 중이다. 스마트층은 상품 보관부터 피킹 → 검수 → 포장 → 출고 등 모든 과정에 로봇이 개입했다. 입고된 상품의 형태와 크기, 무게 등 ‘체적’을 측정한 뒤 보관 스테이션(Station)에서 작업자가 선반에 물건을 쌓으면, AGV가 데이터를 토대로 주문이 많은 상품이 있는 선반을 피킹 작업장 가까이 배치했다.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 '친환경 완충포장 로봇'이 택배 상자 빈 공간에 완충재를 넣고 있다. /권오은 기자


고객 주문에 맞춰 박스에 상품을 제대로 담았는지도 로봇이 검수했다. 작업자가 컨베이어에 박스를 올리자 디지털 중량계가 무게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입고 때 측정한 상품들의 무게와 박스 무게의 차이가 5% 안팎이면 통과, 벗어나면 따로 분류됐다. 예를 들어 박스에 100g짜리 영양제 2개와 300g짜리 손 세정제 1개를 담아 총무게가 500g인 박스를 검수 컨베이어에 올렸을 때 무게가 475g~525g일 때만 합격을 받는다.

검수를 마친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친환경 완충포장 로봇 앞으로 이동했다. 3D 비전 스캐너가 박스의 빈 곳을 측정해 로봇이 적정량의 종이 완충재를 바로 재단해 넣었다. 박스에 테이프와 송장을 붙이는 작업도 모두 로봇이 했다.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한 박스는 송장과 박스 바코드가 일치하는지 로봇의 검수를 재차 받고 스파이럴(spiral)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1층으로 이동했다. 대기하고 있던 화물차 앞으로 휠소터(Wheel Sorter)가 자동 분류해줬다.

경기 군포시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센터에서 휠소터가 택배상자들을 배송지에 맞춰 분류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하면서 생산 효율이 크게 좋아졌다.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의 일반층은 하루 평균 7500개의 박스를 처리하지만, 스마트층은 평균 1만개에서 최대 1만4000개까지 소화한다. 조 센터장은 “스마트층 작업자는 시간당 23.8박스, 일반층 작업자는 시간당 15.4박스를 처리한다”며 “55%가량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다양한 상품을 하나의 상자에 담는 ‘이종합포’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고객이 여러 상품을 한번에 주문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유리하다는 게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일반 물류센터에선 작업자가 카트(Cart)를 끌고 다니며 상품을 모아 온 뒤 다시 적절한 박스를 선택해 옮겨 담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려 하나의 상자에 하나의 상품을 담는 ‘단포’가 여전히 많은 이유다.

CJ대한통운의 스마트 풀필먼트는 로봇이 상품을 가져오고, 체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상자에 바로 담으면 되기 때문에 이종합포로 운영 중이다. CJ대한통운은 박스와 포장재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고객은 주문 상품을 하나의 박스로 받아볼 수 있다. 현재 66개 이커머스 셀러(판매자)가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건설 중인 용인남사센터 등에도 스마트 풀필먼트 기술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기술의 범용성을 넓혀 소형 생필품뿐만 아니라 일반 택배 물류센터에서 로봇 도입을 늘려갈 계획이다. 안재호 CJ대한통운 이커머스본부장은 “다양한 자동화 기술이 도입된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를 확대해 이커머스 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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