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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거꾸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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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2008년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초판이 나왔을 때, 나는 세계사를 시대역순으로 정리한 책으로 알고, 책 뒤에서부터 읽어도 시대순으로 세계사를 읽을 수 있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사서 읽어보니,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 거꾸로는 시대 기준의 역순이 아니라 근대사의 중요한 사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를 재조명한다는 사건 기준에서의 다른 방향성의 의미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시대순으로 정리된 세계사보다 시대역순으로 정리된 세계사가 책으로 나오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대순의 세계사는 얼마 되지 않은 유적과 유물 그리고 해석하기도 어려운 고서 등을 통해 불확실한 사실을 엮어서 만든 고대사가 세계사의 기초가 되어, 중세사로 이어지고, 근대사와 현대사까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존재하는 모든 것이 확실한 사실이자 역사인 현대()가 세계사의 기초가 되어, 현대사를 기점으로 근대사, 중세사 그리고 고대사로 이어지는 세계사가 더 확실한 세계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순의 세계사는 시대(시간)가 그 기준이라 할 수 있지만, 시대역순의 세계사는 사람이나 사건()이 기준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사를 읽고 배우는 주체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세계사의 서술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 기준의 현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이해하기 더 쉬워진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까지 인류는 하루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사람과 일 기준으로 표현하지 않고, 시간 기준으로 표현하는 것을 당연히 여겨왔다.

 

예를 들어,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마치고 저녁에 퇴근하고, 아침에 집을 나와 볼 일 보고 저녁에 귀가하고라는 시간 기준의 프레임으로 표현해왔다..

 

그러나 시간 프레임이 아닌 사람이나 일 기준의 프레임으로 볼 때, 출퇴근의 경우는 시간 기준의 프레임과 같지만, 사람이 편하게 쉬고 잠자는 집의 경우는 저녁에 들어왔다 아침에 나가는 것으로, 시간 기준의 프레임과 반대가 된다.

 

시간 기준의 프레임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시간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사람이나 일이 기준이 되는 것을 간과함으로써 발생하는 우리 일상에서의 잘못된 방향성에 대해서 이제는 인류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편, 사회라는 범주 안에서도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건의 순서가 서론본론결론’, ‘등과 같이 원인을 시작으로 과정을 걸쳐 결과가 만들어지는 프레임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사건의 순서는 만들어진 결과를 통해 원인을 찾아가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대순의 역사나 시간순의 사건이나 원인결과순의 일을 그 역순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더 정확한 역사나 사건이나 일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인이 결과를 낳고, 그 결과가 또 원인이 되어 새로운 결과를 낳는 도식이 계속 반복되면서 원인과 결과의 순서가 계속 뒤바뀌는 상황에서, 세상의 모든 이치를 이제는 원인결과순의 프레임으로만 보지 말고, 결과원인순의 프레임으로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창작을 하거나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원인결과순의 프레임에 익숙하지만, 작품을 감상하거나 물건을 소비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결과원인순의 프레임에 익숙하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깨달아야 한다.

 

이번 달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서 독서특강 일정이 잡혀 있는데, 학생들에게 책을 뒤에서부터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이다.

 

결과를 먼저 읽고 원인을 추리해 나가는 독서방식이 어린 학생들의 생각 영역을 더 넓혀주고, 특히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가나 사회도 시대순의 프레임에 의해  잘못되거나 놓칠 수 있는 진실을 바로잡거나 찾기 위해서라도 시대역순의 프레임도 가동시켜봐야 할 것이다.

 

[단상]

유시민 작가의 가꾸로 읽는 세계사를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진짜 시대역순으로 쓰여진 세계사가 있는지도 찾아볼 생각입니다.

물구나무서기도,,,,,,

 

제 서재에 꽂혀있는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오늘 단상과 어울리게 개인 혁명과 국가 혁명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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