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글에는 마침표(.), 쉼표(,), 물음표(?), 느낌표(!), 따옴표(" ", ‘ ’), 묶음표(( ),{ },[ ]) 등의 부호가 있어, 문장을 짜임새 있게 만들어주고 문장 전체의 정확한 의미를 부여해준다.
또한 글에는 '그러나(but)', '그리고(and)', '만일(if)' 등의 접속사가 있어,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주고 글 전체의 흐름을 매끄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글에서 부호와 접속사가 글의 의미와 효과를 살려주고 매끄럽게 하듯이, 우리의 삶속에서도 인생의 부호와 접속사가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일이나 과정을 하나씩 마무리(.)도 하고, 살다가 지치고 힘들면 쉼(,)도 갖고, 궁금한 것은 질문(?)도 하고,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생기면 감탄(!)도 하고, 때론 세상의 지혜를 인용(" ")도 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거나 삶이 힘들 땐 반전(but)도 하고, 연속성이 잇는 일이 생기면 계속(and)하고, 미래 비전에 대해서는 가정(if)도 해보고,
수학의 사칙연산처럼 사람이나 사건과 만남/시작(+)도 하고, 이별/중단(-)도 하고, 결혼/추진(×)도 하고, 이혼/포기(÷)를 하기도 하고,
이 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가정교육을 받을 때까지는 주로 인생의 부호(1단계) 영역 안에 있어 단순한 삶을 살면 되지만,
학교교육을 받으면서부터는 인생의 접속사(2단계) 영역까지 확장되어 사람이나 새로운 것들과의 관계성을 받아들이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에 진출할 때부터는 인생의 부호와 접속사뿐만 아니라, 인생의 사칙연산(3단계) 영역까지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여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체험하며 살아야 한다.
다음 주 토요일(13일)엔 코로나19로 두 번이나 연기됐던 아들의 결혼식을 갖기로 했다.
어렸을 때는 인생의 1단계(부호) 중 질문(?)을 좋아했고, 학교 다닐 때는 인생의 2단계(접속사) 중 유난히 가정(if)을 좋아했던 아들이다.
그리고 사회에 진출한 지금은 인생의 3단계(사칙연산) 중 ‘–’나 ‘÷’는 멀리 하고 ‘+’나 ‘x’를 더 좋아하며 풍성한 삶을 사는 아들이다.
그래서 친구도 여로 분야에 걸쳐 많은 편이고, 회사 일도 운동도 열심히 하는 편이다.
인생의 3단계 사칙연산 중 ‘×’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을 하는 아들에게 나는 앞으로도 응원의 박수를 계속 보낼 생각이다.
나는 아들에게 한 권이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다고 가정할 때, 책 속에 사용되는 부호와 접속사의 구성 중 마침표가 제일 많이 사용되고 있듯이,
아들의 삶속에서도 아들에게 주어진 수많은 미션들을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마무리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남의 삶만 인용(" ")하거나, 쉼(,)과 감탄(!)만 한다거나, 반전(그러나)에만 치우친 인생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아울러 멋있는 인생은 삶의 부호나 접속사가 요소요소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인생이어야 한다는 부탁도 했다.
나는 인생의 부호와 접속사와 사칙연산을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많았지만, 아들은 효과적이고 가장 적합한 인생의 부호와 접속사와 사칙연산을 사용해서 아들의 인생논문은 성공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우리 모두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써온 자신의 인생논문에 부호와 접속사의 배열이 잘 되어 있는지 그리고 사칙연산이 잘 적용되어 있는지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더 좋은 인생논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短想]
오늘까지 열심히 일 하고, 내일은 쉼이 있는 토요일로, 그리고 모래는 축복의 감탄이 넘치는 주일로 보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