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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임명장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존경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님,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한 경제정책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홍 부총리님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제게 있습니다.

 

만약 경제정책이 실패한다면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고, 임명장 이면에 제 자필로 쓴 이 내용을 모두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2018119대통령 문재인

 

존경하는 윤석열 검찰총장님, 현재 대한민국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만약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엄정하게 수사하여 권력형 부조리를 바로잡아준다면 그것은 모두 윤 검찰총장님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제게 있습니다.

 

만약 권력형 부조리 척결과 검찰개혁이 실패한다면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고, 임명장 이면에 제 자필로 쓴 이 내용을 모두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2019726일 대통령 문재인

 

위 두 개의 편지는 미국 대통령 링컨이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 때 마이드 장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보낸 편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119일 홍남기 경제부통리와 201972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각각 임명장을 수여했다.

 

홍 부총리의 경우, 집권 초기 16개월 동안 고용 참사와 경제 악화에 적절한 대응책을 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낸 경제투톱(부총리, 정책실장)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부총리 책임 하에 두는 경제원톱 인사였고,

 

윤 검찰총장의 경우, 집권 중반 권력형 부조리를 척결하고, 검찰 스스로도 중립을 지키는 검찰개혁이 필요한 시기에 검찰이 청와대건 정부건 집권 여당이건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해달라는 의미의 인사였다.

 

임명은 일정한 지위나 임무를 남에게 맡기는 것으로, 피임명권자의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임명권자가 피임명권자를 신뢰하고 스스로 소신을 가지고 일하게 자리를 만들어주는 행위다.

 

임명은 피임명권자보다 임명권자의 생각과 자세와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

 

링컨이 마이드 장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보낸 편지 내용처럼 임명권자가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이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해서 대통령에게 나라 일을 맡겼지, 대통령이 임명한 임명직에게 나라 일을 맡긴 게 아니다.

 

나라 일에 관한한 잘했건 못했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피임명권자의 사소한 실수 하나까지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래서 내각을 교체할 때도 새로운 개각이라는 프레임 이전에 철저한 반성과 함께 책임지는 프레임의 인식이 필요하다.

 

최근 홍 부총리와 윤 검찰총장이 청와대와 여권으로부터 연일 공격을 받고 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청와대와 여권이 홍 부총리와 윤 검찰총장을 임명한 대통령을 공격하는 꼴이 된 셈이다.

 

홍 부총리나 윤 검찰총장의 임명장 이면에 링컨의 편지를 패러디한 위 두 개의 대통령이 자필로 쓴 메시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난 1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라고 언급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그래도 링컨의 편지를 닮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상]

직장에서도 임명권자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지고 피임명권자를 임명하면 좋겠습니다.

(2월의 마지막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생명의 계절 3월을 기쁨으로 맞이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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